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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일기

짜증쟁이 아빠와 살아가기

부모복이 최고의 복이라는 말이 있다. 예전엔 그렇게 와 닿지 않은 말이였는데, 살아가면 살아갈 수록 참 절절하게 느낀다. 부모란 내 무의식을 만들어준 사람이다. 태어나자마자 0세 그리고 3.5세까지 아기의 자아는 형성된다. 그 시기에 부모가 아기에게 하는 말이 곧 아이의 무의식으로 남는다. 그리고 부모의 말, 생각, 말투, 세상을 보는 시선은 자식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이걸 스스로 깨닫기 전까지 사람은 부모가 남긴 세상아래 살아간다. 나 역시 부모가 내가 남긴 여러가지 생각이 내 무의식에 남아있다. 예전에 부모복이라 함은 그저 금전적인 요소인줄 알았다. 그치만 부모 복이란 내안에 어떤 종류의 무의식을 남겼느냐라는 말이라는 걸 이제야 알게되었다. 물론 물질적으로 풍요로울 수록 보다 더 긍정적인 무의식을 자식에게 남길 확률이 많다. 물질의 풍요는 곧 마음의 풍요를 가져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꼭 그렇지만은 않지만... 대게 그렇다.) 어디서 부터 시작된지 모르는 불안과 부정의 씨앗이 언니와 나에게 전해졌다. 언니와 나는 그 무의식과 지금도 싸우고 있다. 여튼, 나에겐 이 부정의 씨앗을 준 아빠가 있다. 밉기도하고 안쓰럽기도하고 그렇다고 무시해버릴 수 없는 존재. 가까이하면 데일것 같고 멀리하자니 미안하고 눈에 밟힌다. 차라리 아빠가 너무너무 나쁜사람이라 내가 아예 안보고 살아갈 수 있다면 차라리 좋았을까? 아빠를 생각하면 사실 좋은 기억이 많진 않지만 그래도 모르겠다. 저 사람이 내 아빤데, 불쌍하다. 사랑받지 못한 인생을 살아서 짠하다. 부모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아본적 없는 아빠를 자식인 나라도 무조건적으로 사랑해줄 순 있을까? 라는 생각에 아빠를 아주 무시할 수도 버릴수도 없다. 누군가 알려줬음 좋겠다. 이런 아빠와는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아빠와 좋은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아빠는 나이가 들수록 가지고 있는 아집이 쎄진다. 좋아하는 감정을 이중언어로 표현하는 아빠. 예쁜 손주와 놀아주는 방법을 몰라 놀리고 울리는 아빠.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는 아빠 (빙빙 에둘러 말하고 그렇게 되지 않으면 짜증을 낸다. 이 부분은 내가 아빠와 닮았다...^^ 아빠가 내게 준 감정 표현 방법) 이런 아빠와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하는건 앞으로 나에게 숙제가 될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아빠와 시간을 보내고 싶은 이유는...인생은 길지 않다는걸 얼마전에 알게되었다.(뻔한말이지만 피부로 와닿았다.) 인생은 영원할 것 같지만 오늘밤에 허무하게 끝나버릴수도 있고 70년뒤에 끝날 수도 있겠지..! 엄마, 아빠와 인생의 진주귀고리를 꿰는 시간을 갖고 싶은것이 나의 이유이다. 앞으로 더 고민해봐야지... 이런걸 누가 알려줬음 좋겠다. 언젠가 찾을 수 있겠지? 내가 질투와 잘 지내는 방법을 찾았듯이 말이다. 몇년전 나는 질투라는 감정이 너무 힘들어 그것에 관련된 책이라던지 유투브라던지...찾아서 정말 열심히 봤다. 그러나 그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하는지 알려주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정말 듣기 싫은 조언,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으로 삼으라는 말들만... 있었다. 물론 질투란 감정을 그렇게도 써봤지만 단기적인 효과였다. 그 감정으로 계속 나아가는건 불가능하고 괴로웠다. 시간이 지나 내가 우연히 찾은 결론은 바로, 세상에 너무너무 많은 풍요로움이 있다는 것이였다. 세상엔 풍요로움이 너무나 넘쳐나서 누가 내 것을 뺏어갈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였다. 그 사람이 가진 것 너도 가질 수 있다. 누군가 부자가 된다고해서, 누군가 행운을 얻었다고해서 내 것을 내어주는게 아니라는라는 메세지를 완벽히 이해했을 때 불쾌하고 가지고 있기 너무 무겁고 힘든 '질투'와 화해할 수 있었다. 그 감정이 아예 느껴지지 않은채 살아가진 않지만 아! 내가 저게 부럽구나? 나도 가질 수 있고 곧 갖게될텐데 뭐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전환할 수 있다. 언젠가 짜증쟁이 아빠와 살아가는 방법도 책을 읽다보면 알게 될것이다. 그 때까지 계속 읽자. 나는 알게될 곧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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