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년차 젊은 꼰대가 되다 _ (feat. 정문정 작가의 '더 좋은곳으로 가자')
오랜 시간 함께했던 직장동료가 퇴사를 한다.
난 누군가의 퇴사에 영향을 받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
약 4~5년간 옆자리에 앉았던 동료가 떠난다니 마음이 뒤숭숭하다.
동료의 퇴사로 인해 블라인드와 잡플래닛에 회사 후기와 평을 아주 오랜만에 읽어보았다.
최근 2020, 2021년에 쓰여진 따끈따끈한 후기들을 보다 보니
공통적인 의견이 보였다.
"이 정도면 회사가 좋아진 거라고 자기 합리화하는 젊은 꼰대들이 많다"
-> 이거 나를 저격하는 말인가 🥲
라테는 말이야 장기자랑을 했거든 (세일러문 옷을 입고 두치와 뿌꾸, 성인식 춤을 췄다.
심지어 연습실까지 빌려 맹연습을 했다. 연습실을 빌려서 연습할 것 을 강요 아닌 강요를 당함 😇)
라테는 말이야 명함 턱을 돌렸거든 (명함이 나오면 명함과 함께 인사를 하며 선임들에게 과자꾸러미 전달함)
라테는 말이야 점심시간도 팀장님과 함께했거든 (커피를 마시면서도 계속되는 업무 얘기)
라떼는 말이야 ~~~~ 회사 이삿짐도 셀프로....
나도 모르게 라테는 얘기를 하고 있고
진짜 힘든 건 겪어보지 못했으면서 회사에 불만만 많은 신입들이 얄밉기도 했다
(나 진짜 꼰대 맞는 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진짜 좋은 회사를 다녀본 적이 없어서 회사에 대한 생각이 우물 안 개구리일지도 모르겠다.
짧게 다닌 회사까지 포함한다면 3개의 직장을 겪으며 회사란 거기서 거기라는 걸 알았고,
작은 회사일 수록 대표가 애정 하는 직원이 생기면
체계도 없이 고속 승진하는 걸 보면서 호봉으로 책정되는 연봉과 연차가 합리적이고 공평하게 느껴졌다.
불평불만하며 회사를 다니는 것보다,
돈을 벌 수 있는 직장이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다녔는데 후임들에겐 젊은 꼰대로 보였을 수 도 있겠다.
나 또한 회사에 롤모델이 없다. 후임들도 마찬가지겠지?
생각이 많았던 지난 주말
사회생활에 대한 혜안을 많이 얻었던 책인 정문정 작가의 '더 좋은 곳으로 가자'의 일부를 다시 읽었다.
사회생활 챕터 중 제일 밑줄 그은 부분을 빠르게 속독하고 마음 정리를 끝냈다.
내가 도움을 받았던 부분을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1. 회사를 졸업한다는 개념으로 보자.
회사를 졸업한다는 개념으로 보자는 말이 굉장히 신선했다.
회사가 주는 소속감과 아늑함을 뒤에 있는 퇴사 이후의 삶을 계획해야 한다고 말이다.
그래서 작가님은 이렇게 생각한 뒤 회사 동료와 밖에서 만나는 일을 최대한 줄였다고 한다.
특히 회사 사람과 술을 마시게 되면 공통된 화제는 회사 밖에 없기 때문에
자리에 없는 사람이나 회사 시스템을 욕하면서 위안을 얻게 되는데, 이러한 의미 없는 술자리와
만남이 반복될수록 패배감과 적대감은 오히려 치석처럼 더 욱 둘러붙는 것 같다고 한다.
회사는 친구를 만들려고 다니는 게 아니니까 말이다.
핵심은 회사에 있을 때는 회사원으로 살지만 회사 바깥이 있다는 걸 잊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회사를 졸업할 수 있다는 생각을 염두에 두고 여기 있는 동안 무엇을 얻어낼까 생각하는 걸
잊지 않는다면, 자아는 퇴사하지 않고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하루하루 성실하게 자신의 몫을 다하는 일상에도 자아는 존재하니까 말이다.
2. 내가 이일만 하는 사람은 아니야
회사가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행동하는 건 '두려움'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밀려날까 봐... 지금 가진 것들을 읽게 될까 봐.
이 부분을 읽고 생각 나는 분이 한분 있었다. 🥲
그분처럼 되기는 싫다고 생각한... 나의 최고 상사.
작가는 회사와 본인을 적당히 분리하고 싶었다고 한다.
회사일을 대충 해야 한다는 말이 아닌, 회사 밖에 있을 땐
회사원이 아닌 존재로 살고 싶었다고 한다.
월급을 받는다는 건 채용시장에서 연봉에 맞는 노동력의 가치를 끝없이
평가받아야 함을 의미하기 때문에 숫자로 평가받지 않는 일이 필요했다고 한다.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판단보다 나의 느낌이 우선인 일.
시작부터 마무리를 혼자 책임지는 일.
직장인이었던 작가님이 선택한 건 업무 이외에 글을 쓰는 일이었다.
회사에서 힘든 일이 있을 땐 '내가 이 일만 하는 사람은 아니야'
라는 주문을 했고 그 힘은 강력했다고 한다.
또한 글을 쓰면서 대단한 사람들을 보며 부러워할 땐,
'직장인이니 다행이야'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다고 한다. 😊
작년에 이 부분을 읽고 그래! 나도 회사일이 아닌 일을 해보자! 생각했지만
'생각만' 하고 다시 일 년이 흘렀다.
회사일에 너무 심취해서... 다른 일을 할 엄두를 못 냈다고 해야 하나...
참 하나 시작한 일은 블로그를 시작한 일이다! 😊
올해는 팀도 바뀌고 컴퓨터도 구입했으니 정말 '내 일'을 해봐야지 결심했다. 🙂
3. 회사에서 힘들 때는 이거 하나만 기억해라. 어떤 상황도 삼 년은 안 간다
아무리 힘들 일이 있어도, 3년 안에 모든 상황이 바뀐다는 말.
이 말은 언니의 예전 직장 상무님께서 언니에게 조언해준 말이다.
당시 언니는 틈만 나면 언니를 쥐 잡듯이 잡는 상사 때문에 힘들어했고
상사 때문에 힘들어할 때 상무님께서 언니에게 해준 조언이었는데,
정말 웃기게도 언니의 상사는 아주 황당한 일로 회사에 마음이 상해
언니보다 먼저 퇴사를 했다. 😇
이 똑같은 말이 작가님의 책에 나와서 정말 반갑고 좋았다.
나 또한 회사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괴로운 상황에 처했었다.
영원히 끝이 나지 않을 것만 같은 시간이 지났고 비로소 마음이 평온해졌다.
그때 이 말이 다시 떠올랐다. 아 마법의 3년...
4.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의 핵심은 '사촌'
질투하게 되는 대상은 나와 수준, 환경이 비슷해서 공통점이 있는 사람이며
질투하게 되는 분야는 내가 관심 있고 잘하고 싶은 분야라고 한다.
질투가 많은 나로선 음.. 맞는 말인 것 같다 ㅋㅋㅋ 😊
실제로 누군가 나보다 더 잘하다면, 그 누군가가 너무 대단하거나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고...
본질은 '나도 하고 싶은 일을 저 사람이 먼저 해냈다'
는 것에 속상해한다는 사실이라고.... 한다 이것을 받아들인다면,
이 에너지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그것은 바로 성장이라는 에너지라고 한다. 질투는 나의 힘? 이런 것 인가?...
나 역시 사회생활에서 질투를 하기도 하고 질투를 받아보기도 했다.
내가 항상 돌파했던 방법을 질투하는 대상에게 배울 점을 찾았다.
그리고 본받으려고 노력했었다.
하지만 '질투'라는 감정은 컨트롤하기 힘들어서 항상 잘 다뤄지진 못했다.
성장의 기회로 삼으라는 말은 현재의 나로선 더 피곤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10년차 직장인으로 깨달은 건 노력해도 갖지 못하는 능력도 있다는 것이다.
나를 마주보는것. 나의 강점을 집중하고, 단점도 인정하는 것
그게 내가 요즘 할 수 있는 최선이 노력이었다.
또한 타인을 부러워진다면 나 또한 뭔가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것이 배움일 수도 운동일 수도..? (각자 다르겠지?)
이렇게 글로 정리하니 내 마음도 한결 더 정리가 된 것 같다.
매년 연말 평가를 준비하고 평가받는 것이 너무 힘들고, 동료들과 경쟁하는 것도 너무 지쳤다.
앞에선 하하호호 웃지만 패배자가 되는 내 모습을 생각하기도 싫었기 때문에
수면 아래 발을 열심히 굴려댔다. 수면 아래라고 썼지만, 동료들도 알았겠지 ㅋㅋㅋㅋㅋㅋ
나의 처절한 몸부림을... 그래서 나는 미움도 종종 받고 나를 얄미워하는 직원들도 있는 것 같다. ㅋㅋ
얼마전엔 "ㅇㅇ계장 대단해 자기 이익에 관련된건 정말 머리 잘돌아가"<- 이런말도 들었다 😇
"뭐 알바야 쓰레빠야!ㅋㅋㅋㅋ "<- 요새 내가 자주 속으로 하는말
먼저 회사를 졸업하는 동료가 부럽기도 하다! 그리고 섭섭하기도 하고 그렇다.
동료가 퇴사를 말했을 때, "프리랜서로 일해도 올해 당장 n천만 원(우리의 연봉 😇) 못 벌잖아요! 일단은 다녀요!"
라고 말하며 동료의 퇴사 결심에 소금을 뿌려댔다... 🧂
가만히 생각해보니... 축하하고 응원해줘도 모자랄 판에... 넌 안될 거야!라고 초만 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 뜻이 아니라 아쉬워서... 잡고 싶어서 그랬단 걸 알아주겠지?
물론 나의 말실수는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먼저 가서 프리랜서의 길을 닦고 있겠다는 동료...
항상 꽃길만 걷기를...🌷 응원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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